기상청 국가태풍센터의 태풍 베스트트랙 생산체계 소개
Abstract
The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KMA) National Typhoon Center has been officially releasing reanalyzed best tracks for the previous year’s northwest Pacific typhoons since 2015. However, while most typhoon researchers are aware of the data released by other institutions, such as the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JTWC) and the Regional Specialized Meteorological Center (RSMC) Tokyo, they are often unfamiliar with the KMA products. In this technical note, we describe the best track data released by KMA, and the algorithms that are used to generate it. We hope that this will increase the usefulness of the data to typhoon researchers, and help raise awareness of the product. The best track reanalysis process is initiated when the necessary database of observations—which includes satellite, synoptic, ocean, and radar observations—has become complete for the required year. Three categories of best track information—position (track), intensity (maximum sustained winds and central pressure), and size (radii of high-wind areas)—are estimated based on scientific processes. These estimates are then examined by typhoon forecasters and other internal and external experts, and issued as an official product when final approval has been given.
Keywords: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KMA) National Typhoon Center, Best track, Western North Pacific, Typhoon1. 서 론
기상청에서는 태풍 발생시 태풍예보와 함께 실황분석(real-time analysis)을 수행한다. 실황분석은 즉시 발표해야 하는 긴급성을 요구하므로 충분히 검토할 만한 시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사용되는 관측자료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내포하기 마련이다. 이는 사후에 수행하는 사후분석[post(season)-analysis] 또는 재분석(reanalysis)으로 불리는 과정을 통해 보완되며, 이렇게 생산된 자료를 베스트트랙(best track)이라고 한다. 베스트트랙은 실황분석 당시, 시간적 한계로 사용되지 못한 관측자료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자료들을 이용하고, 보다 정밀하게 종합적으로 재분석하여 최종 확정된 사후 태풍정보라 할 수 있다. 이 베스트트랙은 현재의 관측과 기술수준 하에서 태풍의 위치·강도·크기 등을 분석한 최선의 분석 결과물, 즉 가장 실제에 가까운 자료를 의미한다. 만일, 미래에 더 나은 분석기법이 도입되면 이 베스트트랙은 수정될 수 있을 것이다.
Cha et al. (2016)은 ‘2013년 한반도 영향태풍 베스트트랙’을 시범 생산한 바 있는데, 태풍 중심이 위치할 가능성이 있는 신뢰구간(potential interval)을 정의하고, 재분석에 활용되는 관측자료의 신뢰도에 따라 신뢰구간 범위를 최소(최적)화하는 방법과 최적의 신뢰구간 범위 내에서 태풍 진로를 결정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이후,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2014년 영향태풍에 대한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고, 2015년부터 북서태평양에서 활동한 모든 태풍에 대한 재분석을 시작하였다. 재분석을 통해 생산된 베스트트랙은 태풍예보관, 총괄예보관, 국가기상위성센터, 기상레이더센터,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이 베스트트랙 자료는 우리나라 국가태풍센터의 독자적인 생산체계로부터 산출된 공신력을 갖춘 태풍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북서태평양에서 활동한 태풍에 대한 베스트트랙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주요 국외 기관은 미국의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JTWC)와 일본의 Regional Specialized Meteorological Center (RSMC-Tokyo, RSMC)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1945년부터, 일본은 1951년부터 자체적으로 태풍 베스트트랙을 발표해왔다(Ying et al., 2014). 이외에 중국의 Shanghai Typhoon Institute (STI; Lu et al., 2021)와 홍콩의 Hong Kong Observatory (HKO) 등의 기관에서도 베스트트랙을 생산 발표하고 있다. Ying et al. (2014)은 이상의 4개 기관의 베스트트랙 자료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바 있다. 이 자료들은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가 주관하는 베스트트랙 자료의 공식 배포처인 International Best Track Archive for Climate Stewardship (IBTrACS)에서도 얻을 수 있다(Knapp et al., 2010).
위 베스트트랙 자료는 각 기관들의 자료 간 상호 비교연구뿐 아니라(Wang et al., 2008; Song et al., 2010; Tran et al., 2022), 태풍 및 그와 관련된 기후 연구 등에 널리 사용되어져 왔다(Moon et al., 2019; Zhang et al., 2020; Pandey and Liou, 2022; Utsumi and Kim, 2022). 그러나 아직까지 국가태풍센터의 베스트트랙 자료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이용 가능한 자료의 기간이 짧고,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Kim et al. (2022)은 JTWC와 RSMC의 자료와 함께 국가태풍센터의 베스트트랙을 사용한 강풍반경 비교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였다. 그러나 국가태풍센터의 베스트트랙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문헌이 아직까지 학술지의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았기 때문에, Kim et al. (2022)은 논문이 아닌 기상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베스트트랙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본 기술노트에서는 국가태풍센터가 베스트트랙을 산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그 산출과정에 대해 먼저 국내 연구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이 베스트트랙 자료가 관련 연구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며, 결과적으로 베스트트랙을 공식 생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기술노트의 2장에서는 베스트트랙의 구성요소, 형식 등에 대한 소개, 3장에서는 베스트트랙 산출 알고리즘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국가태풍센터에서 생산된 베스트트랙을 국외 주요 태풍예측기관의 베스트트랙과 비교한 결과를 간단히 소개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베스트트랙의 의의와 활용성 확대 방향에 대해 제언하였다.
2. 베스트트랙(Best Track) 개요
국가태풍센터에서는 위도 0~90°N, 경도 100~180°E에서 발생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이 지역으로 넘어온 열대저기압(열대저압부 및 태풍)에 대해 분석을 수행하고 있으며, 태풍 강도로 발달했던 열대저기압에 대해 재분석 과정을 거쳐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고 있다. 태풍의 전 생애에서 재분석을 하는 기간은 발생 초기 aTD (analysis Tropical Depression; ‘분석단계 열대저압부’로서 중심최대풍속이 11 ms–1 이상이며, 24시간 이내에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낮은 TD)를 제외하고, fTD (forecast TD; ‘예보단계 열대저압부’로서 중심최대풍속이 14 ms–1 이상이면서 24시간 이내에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 TD, 또는 태풍이 TD로 약화되었으나, 여전히 TD로 인한 기상특보가 발효 중인 경우; National Typhoon Center, 2013)부터 태풍, 그리고 온대저기압으로 변질 또는 TD로 약화되는 시점까지이다(Fig. 1). 기본 6시간 간격으로 분석하며, 우리나라 영향태풍은 비상구역 진입(28°N 이상, 132°E 이내) 이후부터 3시간 간격으로 재분석을 수행한다(National Typhoon Center, 2013).
분석 및 재분석은 열대저기압의 위치, 강도, 크기에 대해 이루어진다. 태풍의 중심위치는 0.1° 단위로 분석되고, 강도는 정수 단위의 중심기압(hPa)과 중심부근 최대풍속(ms–1)(10분 평균풍속)에 대해 분석된다(National Typhoon Center, 2013). 중심부근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분류되는 태풍 등급은 실황 분석과 재분석에서 사용하는 단계에 차이가 있다. 열대저압부(TD)는 동일하게 분류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강도부터는 실황분석(재분석)에서는 각각 ‘-’(Tropical Storm, TS), ‘중’(Severe Tropical Storm, STS), ‘강’, ‘매우 강’, ‘초강력’(Typhoon, TY)으로 분류되며(Table 1),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시점에서는 동일하게 L로 표현된다. 태풍의 크기는 15 ms–1 이상의 바람 영역인 강풍반경과 25 ms–1 이상 바람 영역인 폭풍반경에 대해 10 km 단위로 분석되고 있다. 각각의 반경은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가장 먼 장반경과 가장 가까운 단반경으로 분석되며, 단반경의 경우 방향도 함께 분석된다.
재분석된 위치, 강도, 크기는 일정한 형식에 맞춰 생산 및 발표된다. 베스트트랙의 기본적인 형식에 맞춰 태풍 Bavi의 한 시점을 Table 2에 표기하였다. 그리고, 2015년부터 사용한 베스트트랙 양식의 각 항목에 대한 정의, 유효숫자 자리수, 표기법, 기준 풍속, 단위, 설명, 결측값 등 세부사항을 상세히 정리하였으며(Table 3), 2013년 영향태풍 베스트트랙을 시범 생산할 때의 양식과 달라진 점을 따로 명시하였다(Table 4).
재분석은 일정한 절차에 따라 매년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Fig. 2). 태풍 분석을 위해 수집한 자료를 모두 사용하여 작성된 베스트트랙 초안과 분석 근거자료는 다음해 3~4월경 태풍예보관들의 교차검토, 5월경 내·외부 전문가들의 종합 검토를 거친다. 전문가들은 특히 실황분석과 재분석 간 차이가 큰 사례들의 분석 근거를 검토하고, 적절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후 7월경 최종 베스트트랙이 확정된다. 여기서 내부전문가는 국가태풍센터, 총괄예보관, 국가기상위성센터, 기상레이더센터의 관련자, 외부 전문가는 학계의 태풍 관련 연구자를 뜻한다. 일정한 절차를 거쳐 생산된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의 베스트트랙은 이듬해 6월경 기상청 행정홈페이지(http://www.kma.go.kr/kma 지식과배움→간행물→국가태풍센터간행물→태풍분석보고서/베스트트랙)에 제공되고 있다.
3. 베스트트랙 생산
3.1 태풍현업시스템(Typhoon Operation System, TOS) 분석모듈
국가태풍센터는 자체 개발된 태풍현업시스템(Typhoon Operation System, TOS)을 이용하여 태풍의 분석 및 재분석을 수행한다. TOS는 태풍분석 및 예보시스템(Typhoon Analysis and Prediction System, TAPS; National Typhoon Center, 2009a; Chang et al., 2013)의 예보모듈과 태풍재분석시스템의 분석모듈을 통합 발전시킨 것이다. 2015년에는 훈련모듈과 통계모듈이 추가되어 현재의 체계가 완성되었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효율적이고 체계화된 태풍업무를 지원하고 있다(Fig. 3). 태풍재분석시스템은 재분석에만 이용되었으나, TOS의 분석모듈은 실황분석부터 재분석까지 모든 분석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층 고도화되었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KMA), 2019].
분석모듈은 ‘태풍 재분석 매뉴얼’(National Typhoon Center, 2013)에서 소개된 분석 절차와 일정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신뢰구간에 기반한 평활(smoothing)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신뢰구간은 원형으로 관측자료의 신뢰도 순위를 고려하여 분석했을 때 태풍의 중심이 위치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Cha et al., 2016).
관측자료의 분석 방식은 타 기관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선행 개발된 추정법을 사용하였다. 지상관측자료 분석은 WMO 태풍운영매뉴얼(WMO, 2015)을 참고하고 있으며, 가시채널(visible channel, VIS)과 적외채널(infrared channel, IR) 영상 자료의 분석을 위해서는 구름패턴분석을 통한 Dvorak 추정법(Dvorak, 1984), 마이크로파(microwave, MW) 영상자료의 분석은 마이크로파 위성영상을 활용한 열대저기압 분석(National Typhoon Center, 2009b), 레이더영상 자료는 레이더기반 태풍 추적 및 감시(Weather Radar Center, 2010)를 참조한다.
3.2 관측자료
실황 분석에 사용된 자료를 비롯하여 이후 시간에 입전된 마이크로파 영상 등 최대한 많은 관측자료가 재분석을 위해 수집되며, 종합 분석된다. 관측종류와 관측변수는 Table 5에 정리하였다.
태풍은 대부분의 일생을 해양에서 보내기 때문에 관측자료 중 정지궤도위성과 극궤도위성 자료가 매우 중요하다. 정지궤도위성의 가시/적외영상은 주관적 드보락 방법(Subjective Dvorak Technique, SDT; Dvorak, 1984)과 동영상을 활용한 하층순환 중심을 분석하는데 활용되며, 극궤도위성의 마이크로파영상과 해상풍자료는 하층순환 분석에 보다 용이하게 쓰인다. 중심분석에 주로 사용되는 수동형 마이크로파 위성의 주파수는 사용하는 센서에 따라 다르나, DMSP (Defense Meteorological Satellite Program) F시리즈에 탑재된 SSM/I (Special Sensor Microwave/Imager)의 경우, 37 GHz와 85.5 GHz이다. 위성자료로 중심위치를 분석할 때는 반드시 시차오류(parallax error)를 고려하여야 한다. 적도상에 위치한 정지궤도 위성이 중위도 구름을 관측할 때는 구름의 고도, 위성의 천정각 및 방위각에 따라 구름 위치가 달라지는 시차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Lee et al., 2011), 수동형 마이크로파 위성도 관측 주파수에 따라 시차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Cha et al., 2016).
태풍이 한반도 근처에 접근했을 때 레이더는 유용한 관측자료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레이더를 합성한 한·중·일 반사도 합성자료, 국내 레이더의 반사도와 시선속도 등이 태풍 분석에 활용된다. 위성과 레이더는 태풍의 2차원 수평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태풍의 상·하층이 분리되는 경우 신뢰도가 낮아진다. 중위도로 북상하면서 우리나라 근처에서 상층골에 의한 상·하층 분리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레이더 자료 분석시 이 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풍 분석에 주로 쓰이는 지상과 해양관측자료의 요소는 기압과 풍속이다. 태풍 주변 관측소의 수평 분포나 특정 지점의 시계열은 최대풍속과 최저해면기압 추정에 이용된다. 관측자료는 국내자료와 세계기상통신망(Global Telecommunications System, GTS)으로 수집되는 국외자료로 분류될 수 있다. 해상의 태풍 분석에는 국외자료가 유용한 반면, 우리나라에 접근하거나 상륙하는 태풍에 대해서는 시공간 해상도가 높아 상세한 분석을 지원할 수 있는 자동기상관측자료(Automatic Weather System, AWS) 등의 국내자료가 더 유용하다.
태풍은 해상에서 발달하여 형성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하층을 관측한 자료일수록 분석의 신뢰도가 높다(Cha et al., 2016). 따라서, 정지궤도위성보다 극궤도위성, 위성보다 지상관측자료가 태풍분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황분석에서 외국의 기상관측자료 입전이나 마이크로파 위성영상의 수집·처리 시간이 길어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일 2회 특정 지점을 지나는 극궤도위성의 관측영역이 태풍영역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실황분석에는 주로 가시/적외 영상을 사용되고, 추후 입전되는 자료들이 재분석에 이용된다(Chang et al., 2013).
3.3 중심위치(진로)
태풍의 중심위치는 3.1장에서 언급한 신뢰구간을 추정하며 분석되며, 실황분석과 재분석은 활용가능한 관측자료의 차이만 있을 뿐, 방법은 동일하다. 첫 단계에서는 시·공간 제약이 없는 정지궤도위성의 가시/적외영상을 이용하며, SDT와 동영상으로 중심위치를 분석한다. SDT는 단일영상에서 구름의 곡률과 패턴, 하층 운열 등을 기반으로 태풍의 위치와 강도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하나의 영상으로는 하층의 순환을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일정 기간 위성영상의 동영상도 함께 분석하여 태풍 위치와 초기 신뢰구간을 추정한다. 그 다음, 마이크로파영상 자료, Metop (Meteorological Operational satellite)의 ASCAT (Advanced SCATterometer), OSCAT (OceanSat Scatterometer) 등의 해상풍 자료, GTS, AWS, 레이더 자료 등 분석 시점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중심을 분석하고(Fig. 4 stage 1), 신뢰구간을 조정하게 된다. 중심위치와 신뢰구간은 신뢰도가 낮은 자료에서 높은 자료 순으로 가중치를 주어 구간을 축소해 나가는 방식으로 분석한다(Fig. 4 stage 2). 예를 들어, 분석시점에 AWS 등 신뢰도가 높은 지상관측자료가 있는 경우, 이 자료에 분석 가중치를 가장 높게 준다. 최종적으로 평활 과정을 수행하여 중심위치를 확정한다. 이때, 태풍의 이동경로가 6시간 이내에 진행방향으로부터 급격하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전 분석기간의 전체적 경로 변화에 따라 가장 자연스러운 진로를 결정하며, 중심위치는 최종 신뢰구간 내에 위치하도록 한다(Fig. 4 stage 3).
태풍의 강도가 약한 경우, 하층순환의 중심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름 상층을 중점적으로 관측하는 가시/적외 영상이 주로 이용되는 실황분석에서는 중심 분석이 더욱 어렵다(Kim, 2014; Jeon, 2016). 따라서, 재분석에서는 신뢰도가 높은 추가 관측자료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빙정이나 수적에 민감한 파장 밴드로 관측하여 구름 내부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극궤도위성 등이다. 이처럼 실황분석에서 수집되는 자료만으로는 위치 분석이 어려울 수 있으나, 재분석에서는 가용한 자료들이 최대한 수집되고, 신뢰도 높은 자료들이 활용될 수 있어 보다 실제에 가까운 분석이 가능하다.
3.4 중심최대풍속 및 중심기압(강도)
태풍 강도는 정지궤도위성영상(Communication, Ocean and Meteorological Satellite, COMS; Geostationary Korea Multi-Purpose Satellite-2A, GK2A 등)을 통해 SDT로 산출된 CI수(Current Intensity Number)를 기반으로 분석된다. SDT로 강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3.3장에서 언급한 중심위치 추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후 구름패턴판별이 이뤄져야 한다. SDT를 이용한 강도 추정은 열대저기압에 동반된 구름들의 형태적 분류를 통해 강도와 관련된 특징을 추출하여 CI수로 정량화시킨 것으로 1.0~8.0 구간의 0.5 단위 15단계로 표현한다(Dvorak, 1984). 산출된 CI수는 환산표를 사용하여 기압과 풍속으로 환산되며, 기상청에서는 RSMC의 Koba 환산표(Koba et al., 1990)를 활용하고 있다.
강도도 중심위치와 마찬가지로 신뢰도가 낮은 자료부터 높은 자료 순서로 분석한다. 먼저, 적외영상에서 산출한 CI수로부터 환산된 중심기압과 중심최대풍속(SDT-reanalysis)을 태풍의 발달에서 소멸까지의 전 기간에 대해 시계열 그래프로 나타낸다. 이때, 해외 타기관(Cooperative Institute for Meteorological Satellite Studies, CIMSS; Regional and Mesoscale Meteorology Branch, RAMMB 등)의 분석자료와 일본기상청에서 발표한 SAREP(Satellite Report, Kunitsugu, 2012)의 CI수도 참고한다(Fig. 5). 만약, 분석 시점 전후로 마이크로파 위성 관측자료나 국내외 지상·해상관측자료가 있다면, 관측 값을 고려하여 중심기압과 중심최대풍속을 조정한다. GTS (지상, 선박, 부이 등), AWS와 ASOS (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AMeDAS (Automated Meteorological Data Acquisition System) 등의 지상·해상 관측자료는 우선순위가 매우 높은 자료이므로, 최종 보정에 사용된다. 이때, 중심위치에서 가장 근접한 관측소의 값보다 중심기압은 낮게, 중심부근 최대풍속은 강하게 조정한다. 이처럼 자료 신뢰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후,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의 시계열이 될 수 있도록 최대풍속과 중심기압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Figure 5는 강도분석을 위한 시계열 그래프의 예로, 드보락방법으로 재분석한 기상청의 STD-reanalysis, 해외기관의 분석자료, SAREP, GTS의 시계열과 최종적으로 재분석된 태풍 중심기압을 보여준다.
참고로, SDT를 자동화한 객관적 드보락 분석기법(Advanced Dvorak Technique, ADT; Olander and Velden, 2007)을 통해 생산된 CI수도 분석에 참고하고 있다. ADT는 경험적 패턴인식 알고리즘을 이용한 자동분석방식이며, 현재, 천리안위성 2A호(GK2A)에 맞게 개발한 한국형 ADT (Korea ADT, KADT)도 개발되어 사용 중에 있다.
3.5 강풍·폭풍반경(크기)
실황분석 시점에서 강풍·폭풍 반경에 주로 참고하는 가이던스는 국가기상위성센터의 ADT 시스템을 기반으로 생성되는 강풍반경과 RAMMB에서 제공하고 있는 MTCSWA (Multiplatform Tropical Cyclone Surface Wind Analysis)이다(Knaff et al., 2011; Olander and Velden, 2015). MTCSWA는 지상 바람을 추정하기 위한 다중위성 합성 자료로 각각의 단일 위성이 가지는 단점을 보완한 산출물이다. 이 외에, 분석 시점에 GTS, AWS, 레이더 자료 등이 존재한다면 지형 효과와 바람 분포 등을 고려하여 강풍·폭풍 반경을 보정한다.
태풍 위치가 재분석되면, 실황 위치 기반의 강풍·폭풍 반경도 재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실황분석 이후 마이크로파 위성의 바람장, 지상 및 해양관측자료의 바람 정보가 확보된 경우 이를 기반으로 크기를 보완한다(Fig. 6). 이때 사용되는 마이크로파 위성영상은 수동형 관측의 DMSP F시리즈에 탑재된 SSMIS (Special Sensor Microwave Imager/Sounder), TRMM (Tropical Rainfall Measuring Mission)의 TMI (TRMM Microwave Imager) (Hong and Shin, 2013), GPM (Global Precipitation Measurement)의 GMI (GPM Microwave Imager), GCOM-W1 (Global Change Observation Mission 1st-Water)의 AMSR2 (Advanced Microwave Scanning Radiometer 2), Coriolis의 WindSat 등과 능동관측 자료인 Metop의 ASCAT 등이다. 다만, 극궤도 위성은 분석 시점에 태풍을 정확히 관측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료가 존재하는 시간의 태풍 크기를 먼저 분석한 후 내·외삽하여 추정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강풍반경과 폭풍반경(장반경)을 분석하고, 이후 각각의 단반경을 산출한다. 단반경은 방향도 함께 제공되며, 22.5° 단위 16방위로 분석된다.
4. 베스트트랙 비교
지금까지 국가태풍센터에서 수행하는 베스트트랙 생산과정을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체적으로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Kim et al. (2022)의 연구와 같이 국가태풍센터의 베스트트랙을 다른 태풍예보기관의 것과 비교 분석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 기술노트에서는 베스트트랙 생산과정을 소개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간단히 비교하여 소개하는 것으로 하고, 보다 종합적인 비교 분석은 향후 연구에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이 장에서는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고 있는 기관 중 RSMC와 JTWC, 두 기관과 KMA의 베스트트랙을 비교하였다. 기간은 KMA가 북서태평양에서 활동한 전체 태풍에 대한 베스트트랙을 생산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이다. 베스트트랙에 기관별 차이가 있어 모든 기관에서 중복된 사례만 선택하였다. 예를 들어, TD의 경우 KMA와 JTWC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을 분석하는 반면, RSMC는 분석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RSMC가 TD로 분석한 열대저기압은 중심부근 최대풍속 비교에서 제외하였고, KMA와 JTWC에서는 TD로 분석하고 RSMC는 TS로 분석한 경우는 비교에 포함하였다.
Figures 7–9는 각각 위치, 중심기압, 중심부근 최대풍속을 기관별로 비교한 것이다. 우선 위치 차이에 대해 분석해 보면, 세 기관 간의 위경도 차이가 1˚ 이상 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Fig. 7). RSMC는 KMA보다 위도는 북쪽으로, 경도는 TY 등급을 제외하고 동쪽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두 기관의 분석 차이가 1˚ 이상 나는 사례는 주로 태풍의 강도가 약한 TD와 TS 등급에서 발생하였다. JTWC는 RSMC와 같이 KMA보다 위도를 북쪽으로 분석하는 사례가 더 많았으며, 경도는 KMA보다 서쪽으로 분석하는 경향을 보였다. 위경도 분석 차이가 크게 나는 사례는 RSMC와 마찬가지로 태풍의 강도가 약한 TD, TS 등급에서 주로 나타났다(그림 생략).
분석의 편의성을 위하여 중심기압은 5 hPa 단위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Fig. 8). 먼저, RSMC와 KMA는 기압 분석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태풍의 강도가 강할 때는 RSMC가 중심기압을 낮게 분석하는 사례가 높게 분석하는 사례보다 많이 나타났다. KMA와 JTWC의 비교에서는 전반적으로 JTWC가 중심기압을 낮게 분석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RSMC와 JTWC의 경우에도 JTWC가 더 낮게 분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KMA에서 905 hPa 이하로 분석한 사례에 대해 RSMC와 JTWC에서는 중심기압을 보다 높게 분석한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중심부근 최대풍속에 대해 분석하였다. JTWC는 KMA, RSMC와 달리 1분 평균풍속을 사용하고 있어(Table 6), 미 해군에서 변환계수로 사용하는 0.88을 곱하여 10분 풍속으로 변환하였다(Sampson et al., 1995; Kruk et al., 2010). 풍속의 단위는 knot(kt)로 통일한 후 5 kt 단위로 분류하였다(Fig. 9). 중심기압과 마찬가지로 RSMC와 KMA의 풍속은 유사하지만, KMA가 다소 강하게 분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JTWC와 비교했을 때 태풍의 강도가 약한 경우 KMA가 풍속을 강하게, 강한 경우 약하게 분석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70kt 이상의 강도에서는 JTWC가 주로 강하게 분석하였다. JTWC와 RSMC의 분석결과에서도 풍속이 TY 이상일 때 JTWC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Song et al. (2010)이 17.2 ms–1 이하의 강도에서 JTWC보다 RSMC가 풍속을 강하게 분석하고, TY등급인 32.6 ms–1 이상에서 JTWC가 강하게 분석한다는 것과 일치하였다. JTWC와 다른 기관의 태풍 강도별 분석 경향이 다른 것은 각 기관에서 독립적으로 드보락 분석을 수행하고 있고, 평균풍속과 CI–풍속 환산표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Knapp and Kruk, 2010). JTWC에서 사용하는 드보락 환산표와 나머지 두 기관에서 사용하는 Koba 환산표의 풍속을 비교해 보면, 1.5~3.5 CI수 구간에서는 Koba 환산표의 풍속이 크게, 4.0 CI수 이상에서는 드보락 환산표의 풍속이 크게 환산되고 있다.
5. 제 언
2020년 재해연보(MOIS, 2021)에 따르면 태풍은 최근 10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의 47%를 차지하며, 평균 1년 4.4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단일 현상으로서 가장 강한 자연재해 중 하나이다. 따라서, 국내외 현업 기관에서는 정확한 태풍 분석 및 예보를 제공하여 태풍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고,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전 세계적으로 태풍 분석 및 예보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검증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풍 분석자료는 필수 불가결하다.
분석자료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은 현업 예보의 정확도부터 연구 결과의 질까지 모든 면에 대해 영향을 미친다. 수치모델의 예측 성능이 자료동화시 사용되는 분석자료의 품질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태풍에 대한 정확한 분석 자료는 예측 기술의 개선을 위해 수행되는 수치모델의 정확도 평가와 성능 향상 연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후분석 결과물에도 정밀한 분석자료는 태풍에 대해 빠르고 체계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기반이 되며, 다양한 통계자료 생산과 기후 진단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실황분석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인 신뢰도 높은 베스트트랙의 생산이 중요하다.
베스트트랙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분석자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실황에서도 더 완성도 높은 분석을 할 수 있다. 품질이 향상된 분석자료는 더 나은 예보를 제공하는데 활용되며, 분석과 예보 및 예측 기술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발전한 기술은 다시 더 나은 분석 자료를 생산하는 기반이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베스트트랙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국가태풍센터 업무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국가태풍센터의 베스트트랙 생산은 그 기간이 길지 않아 아직 국외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전세계 연구자들의 활발한 연구를 촉진하기 위하여 영문 기반의 베스트트랙 자료의 게시와 IBTrACS 제공,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태풍 분석 및 예측기술개발」(KMA2018-00722) 및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예측 현업시스템 개발」(KMA2018-00322)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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