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는 고드름의 형성 원리
Abstract
A method to make ice spike using home refrigerator with ice tray was found. Many experiments have carried out with this method and many natural phenomena occurring on the formation of ice spike are found. A new concept of the Latter Freezing Water (LFW) was imported to explain the ice spike formation. At LFW position on water surface, the Sprout of Super cooled Water (SSW) grows by the Volume Expansion Effect (VEE) caused by the phase change of water in water. And air bubbles that are expelled from ice during freezing process, gather, rise, and detonate at the upper most part of SSW that make SSW freeze and grow upward with the water pipe in it. Together with VEE the capillarity in the water pipe makes the column grow more, that makes the ice spike. Many other findings were succeeded; 1) Ice spike process is completed before the whole water freezes. 2) If water is corrupted or shocked, even though it is very slight, ice spike is not generated. 3) Rain water contains the most LFW among all kind of waters used in experiments. 4) LFW is changed into normal water after passing the ice spike. 5) A new concept of the ice bullet is introduced. 6) The reason of frequent occurrences of the ice spike at Mt. Mai is investigated also.
Keywords:
Ice spike, latter freezing water (LFW), sprout of super cooled water (SSW), capillarity, ice bullet1. 서 론
승빙(역고드름 또는 솟는고드름)은 물이 자연상태에서 중력을 거슬러 위로 솟아오르면서 얼어서 얼음기둥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 원리가 인간의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왔으나 아직 신비함의 베일을 다 벗지는 못한 상태이다. Dorsey (1921) 이후 오랜기간 동안, 이에 대한 연구가 진척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Byun et al. (2004), Libbrecht and Lui (2004), Yoon et al. (2009)에 의해 연구가 다소 활발해 졌다. 그러나 승빙이 형성되는 원리에 관하여는 여전히 연구의 여지를 많이 남겨 놓고 있다. 명칭마저, spike(Dorsey, 1921), spicule (Blanchard, 1951; Mason and Maybank, 1960), 승빙(Byun et al., 2004), ice spike(Libbrecht and Lui, 2004), 역 고드름(Yoon, 2006)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Wonboolkyo (1928)가 대한민국의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 은수사에서 처음 관측한 기록을 남겼다.
승빙의 인공제작은 Knight (1998)가 처음 성공하고, Libbrecht and Lui (2004)과 Yoon et al. (2009) 이 성공하였다. 그러나 모두 별도로 만들어진 결빙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연구를 하려면 그 결빙장치를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그 때문에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 오기에 미흡함이 있었다. 그래서 과학교육에 아주 좋은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의 실습에서 거의 사용할 수 없었다. 본 연구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가정용 냉장고를 이용하여 승빙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아울러 이 방법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승빙의 형성원리를 탐구했다. 특별히, 자연 상태에서 승빙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전라북도 진안에 있는 마이산의 은수사의 기상상태가 승빙형성에 유리한 이유도 찾아보았다.
지금까지 승빙의 발생 원리는 Dorsey (1921)의 모델을 크게 넘어가지 못한 채였다. 즉 물이 결빙하면서 생기는 체 팽창 압력이 빙면의 일정한 구멍으로만 분출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 외 체 팽창의 계산이나 증발 효과 등이 주 연구 대상이었다(Byun et al., 2004; Yoon et al., 2009). 승빙을 형성하는 기온과 풍속의 초기 조합이 무척 다양하다는 연구(Libbrecht and Lui, 2004; Yoon, 2006)는 이미 발표된 바 있으나, 한 개의 조합만 이용하여, 결빙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온과 수온의 변화를 추적한 연구는 아직 발표된 바가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수온과 기온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반복된 실험을 통하여 수질에 따른 차이, 반복 결빙에서 생기는 차이 등에 대해서 관찰하였다.
2. 실험의 시작
2.1 장비
1) 냉장고: LG 전자가 만들어 낸 R-B1144, 가정용 소형냉장고, 냉동실 용량은 36 L
2) 얼음접시: 냉동실내에서 얼음을 만들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으로 25 × 13 cm의 용기. 2.5 × 2.5 cm의 소실이 총 32개(8 × 4)로 구성됨. 중량은 101.3 g이며, 각 소실은 7.3 g의 물을 담을 수 있다. Figure 1은 그 일부를 보여준다.
3) 자기 온 습도계: 미국 Onset사의 Hobo proV2 U23-001
4) 기온자동기록계: 미국 ACR systems INC 사의 Smart Button, 중량 3.1 g, 두께 0.6 cm, 직경 1.8 cm의 원주형
5) 천평: 한국의 A&D전자저울(주)의 제품 CB-3000(측정범위 4~3000 g, 측정단위 0.1 g)
6) 에어워셔: (주)바이오엔택 제품인 비트엔에어 탁상용(모델명: BNA2013A)
7) 열화상 카메라: FLIR ThermaCAM E2.5
8) 스테인리스 물 컵: 중량 44.5 g, 용적 172.8 CC
9) 찻잔 접시: 103.3 g, 4 g 미만의 중량은 이 용기에 넣어서 계량함
10) 카메라: 캐논 EOS 5D
11) Flash: SPEEDLITE 580EX
12) 조명: DPLED사의 LED-666
13) 렌즈: a) EF 85 mm, 1 : 1.2 L II USM, b) EXTENSION Tube EF25 II, c) MACRO LENS EF 100 mm 1 : 2.8, d) ZOOM LENS EF 24-105 mm 1 : 4 L IS USM
14) 기타 다양한 용기들
2.2 초기 승빙 만들기
냉동기 안에 다양한 형태의 그릇에 물을 담고 냉동한 후 결과를 관찰하였다. 처음 실험에 사용된 용기는 냉동기 내에서 얼음을 제조하는 얼음접시(ice tray)외에, 스테인리스, 주석, 놋쇠, 도자기, 플라스틱, 유리 등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 여러 가지 모양의 그릇들을 사용했다. 소형 및 대형 술잔, 보온병, 보온 컵, 투명 보온 컵 등등도 사용되었다. 초기 실험에서는 초순수를 사용하였다. 냉동실 냉기조절기를 움직여 냉동실내의 기온을 변화시키면서 냉동결과를 검토하였다. 수도 없이 반복하는 중에, 얼음접시에서 작은 돌기가 솟는 경우를 발견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얼음접시였다. 다른 용기들은 한 개의 용기에서 한번의 기회가 있는데 얼음접시는 소실(小室)이 32개나 되고 각 소실이 독립된 용기로 작용하니, 실험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부터 얼음접시에 집중하였다. 냉동강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면서(냉동강도 조절 스위치를 미세하게 변화시키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얼음 돌기가 가장 길게 자라는 냉동강도를 포착하였다. 이 방법을 다른 냉장고에서도 시도하였는데, 단지 시간이 걸릴 뿐 ‘승빙을 형성하는 냉동강도’를 찾는 일은 모두 가능함이 확인되었다. 냉동실 내를 상하로 막는 판이 있는데, 이 판 위에 물을 뿌려 판을 얼린 다음에 실험을 시도하면 더 잘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 아래 칸에 일정 지점에 표시를 하고 항상 그 자리에만 얼음접시를 두었다.
일단 냉동강도를 잡고 나면, 냉동실에서 나오는 냉풍의 풍향풍속, 기온 습도를 일정하다고 간주할 수 있다. 그래서 냉기에의 노출시간이나 노출위치, 그리고 수질에 따라서 승빙의 형성이 달라지는 현상을 비교하고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실험에서 단 한 번도 똑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물을 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 동안 두어도 형성되는 승빙의 모양과 형성되는 소실의 위치는 다르다. Figure 1은 얼음접시의 소실에 원뿔 형(이하 빙추), 기둥 형(이하 빙주) 승빙이 각각 한 개씩 직립해 있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조건을 같게 하면, 같은 위치에서 같은 모양의 승빙이 만들어지는 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같은 수량을 32개 소실에 정확하게 분배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와서 해빙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량이 변하는 것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 냉동실 안에서는 물과 얼음은 증발하나, 얼음이 냉동실 밖에 나오면 승화를 통해 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분사되는 냉기에 노출되는 시간도 각기 달라진다. 냉동실의 냉기 분사는 약 23분 간격으로 반복되는데 분사시작 직전에 얼음접시를 투입한다 해도 시간차이는 나게 마련일 것이다. 한 용기 안에 있는 32개의 소실은 냉기 접촉면도 각각 다르다. 냉기에 직접 노출되는 소실도 있지만, 열전도를 통해서 받는 냉기를 받는 소실도 있다.
달리 말하면, 승빙을 형성하는 환경조건은 대단히 섬세한 것이다. 따라서 다른 냉장고를 사용하거나, 다른 재질의 얼음접시를 사용하거나, 수질이 다른 액체를 사용하여 승빙을 만들려면, 다시 처음부터 적절한 냉동강도를 찾아내야 한다. 이하 반복 실험을 통해 얻어진 내용을 다음 실험자들을 위해 요약한다.
2.3 승빙의 형성특성
1) 승빙은 바늘 형, 원기둥 형, 원뿔 형 등으로 다양하다. 각각 빙침, 빙주, 빙추로 불린다. 소뿔처럼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나뭇가지의 곁가지처럼 각도를 가지고 꺾이기도 한다. Yoon (2006)은 더 자세하게 구분하였다.
2) 승빙이 형성되는 중에 얼음접시를 만지거나 냉동실 문을 여닫으면 승빙과정은 멈추며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냉장고가 있는 방의 출입문을 여닫는 진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사람 출입이 잦은 낮 동안에는 형성이 실패한 경우가 많고, 아무도 출입하지 않는 야간에는 많이 생긴다.
3) 소실내의 얼음이 완전히 녹은 다음 다시 냉동실에 넣으면 새로운 승빙과정이 진행되나, 얼음이 남은 상태에서 넣으면 거의 모두 실패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성공한 예는 있다.
4) 소실마다 냉각되는 속도가 달라서, 빨리 어는 소실에서는 이미 승빙이 생겼는데, 다른 소실에서는 표면의 절반이 아직 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가장 빨리 승빙을 관찰한 것은 입고 31분 후이다. 소실의 윗부분만 결빙되어 그 두께가 1.5 mm 미만인 상태에서, 이미 승빙은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때 측면의 벽에서도 아주 얇은 얼음이 보였다.
5) 끓인 빗물을 100°C 상태에서 냉동실에 넣어도 빙침, 빙주가 생기고 결빙된 얼음 속에는 기포가 많이 보인다. 흔히 끓는 물속에는 기포가 없다고 생각하는 상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끓는 물속에도 기포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냉동실 안에서 빙점을 향해 급속 냉각되는 중에, 결빙 직전에 냉동실 안의 기포가 물속으로 침투하기 때문일 것이다.
6) 결빙용 물을 여러 가지 종류로 바꾸어 가면서 실험을 계속했다. i) 빗물, ii) 초순수, iii) 1차 증류수, iv) 은수사 샘물, v) 생수 순으로 승빙이 잘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소형 댐(경남 거창군 가북면의 가북댐), 대형 댐(경남 합천군 합천댐)과 그 하류의 시냇물, vi) 산악지역 지하수(경남 거창군 가조면 사병리 병풍산 하, 수월리 상수월 바리봉 하), 역삼투 방법으로 정수한 수돗물에서는 승빙이 형성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 vii) 수돗물, 바닷물로는 성공한 예가 없다. 빗물이나 3차 증류수에 맥e주, 콜라, 사이다를 아주 조금만 섞은 물,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한 물 등 에서도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7) 빗물을 처음 결빙시키면 빙침이 많이 생긴다. 가는 침이 3 cm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32개의 소실에 9개의 빙침이 생긴 것이 최다이다. 이때는 빙주도 한 두 개 함께 생긴다. 빙추가 생길 때도 있다. 빙추라고 이름을 붙이기엔 모자라 보이는 얼음 돌기도 많이 생긴다. 이 얼음접시를 실내에서 자연해빙으로 녹였다가 그대로 다시 결빙시키면 빙침이 줄고 대신 빙주가 더 많이 생긴다. 녹였다가 결빙시키기를 반복하면 빙침의 숫자는 줄어들고 빙주만 생긴다. 열 번 이상 거듭하면 빙주마저 안 생긴다.
8) 위의 i, ii번의 소재로는 한번 결빙시켜 승빙의 형성을 보고 나서 얼음이 녹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결빙시켰을 때도 빙침이 발생한다. 단 여러 번 실험을 반복하면 빙주 및 빙추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iii, iv, v번 소재에서는 빙침이 처음에 나타나기도 하나 두 번째 결빙부터는 빙추 및 빙주만 발생한다. v번보다 더 높은 번호의 물에서는 빙침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iv~vii번 소재에서는 처음부터 빙추 및 빙주가 주로 발생한다.
9) 에어워셔는 실내공기를 물위로 계속 분사하여 공기 중의 입자가 큰 물질이 물속에 가라앉게 하는 기구이다. 빗물을 실내 공간에 70시간 이상 자연 노출시킨 다음 다시 에어워셔에 24시간 노출시킨 후에 냉동실에 넣은 결과 빙침이 많이 형성 되었다. 따라서 실내 먼지가 빙침 형성을 저지하는 것은 아니다.
10) 승빙이 형성되고 나면 승빙이 뿌리 부분의 빙면은 다른 빙면보다 내려가 있는 경우가 많다. 모세관 효과가 작용하면 내려가 있고, 아니면 그대로이다.
3. 냉동실 기온과 수온의 변화
얼음접시에 물을 담고 접시를 냉동실 정한 위치에 고정한 후 상기 U23-001로 냉동실의 기온과 습도를 측정한 것이 Fig. 2이다. 기온은 -15°C에서 -27°C 사이를 12°C의 진폭으로 반복하는데, 약 23분 간격이다. 노점온도는 -20°C에서 -26°C를 반복하는데, 기온보다 높게 관측된 경우가 있고 이 경우에도 상대습도는 70%를 넘지 않는다. 습도계를 상온환경에서 가장 잘 측정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차로 보인다. 냉동 팬에서 나오는 풍속은 관측되지 않는다. 냉동실 내부에서의 위치에 따라 풍향풍속이 다르기 때문에 풍속의 관측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얼음 접시 안의 32개 중 한 개의 소실에 smart button(이하 SB)을 넣고 결빙과정의 수온을 1분 간격으로 관측한 것이 Fig. 3이다. SB의 부피가 소실 부피의 46%나 되나 수온 및 빙온의 변화경향을 알아내는 방법으로서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기록 시작 10분 후 잠시 영하로 떨어졌던 수온은 곧 빙점을 회복한 후 40분 동안 빙점을 유지한다. 시작 50분 후부터는 냉각기가 작동하면 수온이 반응을 하여 약간 하강한다. 이때부터 수온은 영하이니 즉 과냉각 상태이다. 그 다음 바로 다시 상승하는 데 빙점까지 상승하지는 않는다. 이 상황까지도 SB는 얼음 속이 아니라 물속에 있다. 이런 형태로 전체가 서서히 냉각되어간다. 100분이 조금 지난 다음부터 약 40분에 걸쳐 급속 결빙과정이 진행된다. -3.3°C에서 -17.7°C까지 급속 하강하는데 35분경의 시간이 걸렸다. -17.7°C에 도달한 후부터는 -17.5°C ~ -18.5°C 사이를 약 1°C의 진폭으로 상승 하강을 하는데 약 23분 간격으로 반복한다. 기온이 12°C의 진폭으로 진동하며 -26°C까지 하강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소실이 -17.7°C에 도달하기까지는 약 135분이 걸린다. 관측 초기와 말기에 기온이 높은 것은, SB를 얼음 밖으로 끄집어내야 관측이 되기 때문이다. Figure 3은 SB를 이용한 얼음 내부의 수온 관측이다.
4. 승빙의 형성
4.1 미동면의 완동수
냉동을 시작하고 약 20분 후면, Fig. 4a와 같은 결빙이 보인다. 즉 수면이 한꺼번에 얼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미세한 라인을 따라 언다. 그 라인들 사이에 가장 늦게 어는 부분이 있다. 얼음접시 내의 수면을 바다라고 가정하면, 폴리니아(polynia) 또는 리드(lead)라 불릴 수 있는 지점이 잠시 형성되는 것이다. 얼음 접시 내에서의 폴리니아를 이후 미동면(未凍面)이라 칭한다.
바다에서 폴리니아나 리드는 해류와 기류, 태양열 등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얼음접시 내에서 이런 미세한 흐름들을 관측할 방법은 아직 없다. 그래서 수많은 실험을 계속하면서, 이 미동면이 형성되는 원리를 조사했다. 결국 완동수(緩凍水)로 명칭을 붙인 특수물질을 가정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물 분자라 하여 모두 같은 물 분자가 아니고, 각기 개성을 가진 분자들이라고 추측하고 보자. 물 분자가 결빙할 때, 이보다 아주 조금만 결빙속도가 느린 분자가 같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이 분자의 이름을 완동수라 칭한다. 완동수는 물 분자가 초기 결빙할 때 얼음 분자로 결합되지 못하고 축출되어 나온다. 기포를 많이 가졌고 그래서 약간은 이물질이기 때문이다. 완동수는, 기포를 많이 가져 열전도가 낮아서 늦게 결빙할 수도 있고, 밀도가 높아 늦게 결빙할 수도 있다. 어쨌든 미동면은 완동수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완동수는 아주 안정된 상태에서 수면에 집결하는 경향이 있다. 수중 대류에 의해 미동면에 모이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조금만 흔들려도 흩어져 버린다. 그 증거는, 결빙 중에 조금만 흔들려도 승빙이 형성되지 않는 다는 점(2.3절의 2)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폴리니아가 수중 대류의 영향을 받는 점과는 다르다. 완동수는 물속에 대체로 골고루 포함되어 있으나 물과 다른 성질을 가지는 이물질이므로 결빙할 때는 밀려난다. 그래서 미동면에는 완동수가 다른 지점보다 많다.
4.2 수적순과 빙순을 형성하는 완동수
미동면의 완동수가 결빙되기 전에 인근의 결빙에 의한 체 팽창의 효과가 발생하면 미동면의 수위가 상승하여 주변 빙면보다 높아진다. 이것을 수적순이라 한다. 완동수는 물에 섞여 있는데 결빙할 때까지 분리되지 않고 밀려 다닌다. 쉽게 말해서 기포를 가진 물분자가 완동수라 생각하면 비슷하다. 물속에 기포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물분자와 결합하여 같이 다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아직 화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다). 그래서 소실의 측면에서 냉기가 들어갈 때도 먼저 물 분자가 결빙되고 완동수는 기포를 가진 채 소실 안쪽으로 밀려가는 것이다. 완동수는 다른 물 분자보다 아주 조금만 가볍기 때문에 수면에 뜨지만,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다른 물 분자와 섞여 버린다. 이완동수가 다른 물 분자와 섞이지 않고 안정되어 있는 상태란 이것이 물 분자 위에 떠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소실 내부로부터 체 팽창 효과를 전달받아 형성된 수적순의 내부에는 완동수가 많다.
결국 이 수적순이 성장하면서 얼어 얼음기둥이 된 것이 승빙이니, 승빙 형성에 완동수의 역할은 중요하다. 공기 중에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먼지나 기타 기포들은 미동면의 형성을 방해하지 않는다(2.3절의 9참조). 즉 완동수는 실내에서는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기포를 물고 있는 물분자는 아니다.
그러나 물속에 용해된 이물질이 있으면 미동면은 형성되지 않는다. 빗물도 여러 번 열렸다 녹였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 나중에는 빙순이 형성되지 않는다. 이 점이 완동수가 물속에서 이물질로 작용하며, 또 소모성 물질인 증거이다. 그러나 단지 승빙을 형성하고 난 후에만 소모된다. 즉 승빙으로 성장하여 빙면 밖으로 나왔을 때만 소모된다(승빙은 물이 15% 정도 얼었을 때 이미 형성되어 버린다). 얼음 속에서 결빙했을 때는 기포와 함께 얼음 속에 갇혀 있다가 해빙될 때 다시 물속으로 용해되어 그대로 존재한다. 그래서 결빙을 거듭할 때 마다 서서히 완동수의 밀도는 줄어들고 따라서 승빙의 수도 줄어든다(2.3절의 7, 8번 참조). 해빙될 때 응결한 공기중의 수증기가 물속으로 많이 들어가지만, 그 과정에서는 완동수가 형성되지 않거나 아주 적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초순수보다 빗물 속에 더 많은 것으로 봐서 완동수는 공중에서 빗방울이 형성될 때 물 분자와 공기분자가 결합하면서 만들어 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물속에는 단순히 기포가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기포를 물고 있는 물입자, 즉 완동수가 따로 존재한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4.3 얼음의 체 팽창 효과
지금부터 미동면에서 완동수가 수적순으로 자라다가 빙순이 되고 승빙이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소실에서 얼음이 처음 얼 때는 빙면이 수면보다 높다. 얼음의 10%가 물위로 뜨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빙면은 용기의 가장자리에 결빙되어 고정된다. 수면이 얼음으로 고정되면 다음 단계의 체 팽창은 주로 물속에서만 이루어진다. 미동면은 아직 결빙하기 전이고, Fig. 4a에서는 수면얼음만 보이지만, 이 얼음은 물속으로도 성장한다(Figs. 5a, b 참조). 즉 미동면은 존재하지만, 물속에서는 따로 결빙과정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한 얼음의 체 팽창은 얼지 않은 물을 밀어내는데, 여기서 밀려 나온 물은 미동면으로 몰리게 된다. 그래서 미동면의 수면은 계속 올라가 처음의 빙면보다 더 높게 된다. 수면이 빙면보다 더 높아진 것을 수적순이라 한다. Figure 4b는 미동면의 수면이 솟아오른 모습이다.(빙순일 지도 모르나) 우선 이를 수적순이라 간주한다. 이 수적순이 결빙되면 빙순이 되고, 얼음돌기라 불리기도 한다. Figure 4b에서 만도 이런 모습을 여러 개 볼 수 있다. 이런 형태는 일반 호수 면에서도 무척 많이 발견된다.
Figure 4c는 수적순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좌에서 우측으로 가면서 수적순이 많이 성장한 것이, 희미하지만 보인다. 인근 소실간의 이런 결빙속도의 차이는 소실과 냉풍과의 상대적 위치, 즉 냉기의 전달 속도에 의해 좌우된다. Figure 4c의 수적순이 이대로 결빙하면 빙순이라 칭해지나, 첨단 부분이 결빙되지 않고 계속 성장하면 승빙이 되는 것이다. 빙면은 고정되어 있어도 빙순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얼음의 체 팽창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Yoon (2006)은 0°C 부근에서 결빙하면 부피가 8.9% 정도 증가함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다. Dorsey (1921)와 Byun et al. (2004)의 모델도 이 체 팽창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체 팽창 효과만으로 빙순이나 승빙이 형성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 팽창 효과만으로는 Fig. 4d의 돌기보다 더 긴 돌기를 만들지 못한다. Figure 5b처럼 주로 부풀어 오르는 상태로 발전할 것이다. 물이 스스로 일어서서 올라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포의 역할이 중시되는 것이다.
4.4 기포에 의한 수관 형성과 체 팽창 효과
수적순이 미동면의 빙순으로 발전할 지 아니면 계속 성장하여 승빙이 될지는 내부의 기포의 활동에 의해 결정된다. Figure 4c에는 수중에서 기포가 생성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좌측 사진은 작은 기포가 여러 개, 중앙의 사진은 여러 개가 뭉쳐 한 개가 된 모습도 보인다. 우측 사진은 기포는 보이지 않고, 수적순이 성장하고 있다. 기포는 물이 얼 때 얼음분자가 이물질을 밀어 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물속에는 항상 기포가 포화 상태에 가깝게 존재하기 때문에, 초순수라도 결빙과정에서 기포가 생긴다. 물이 천천히 얼면 기포는 많이 밀려 나와서 얼음이 투명하게 된다. 반대로 급속 냉각하면 물속에 기포가 남아 있는 것이 하얀 색깔로 보인다. 이미 청량음료 회사에서 그리고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반도체 세척용 초순수를 제작할 때, 투명한 얼음 제작을 위해 많이 이용되는 특성이다.
결빙과정에서 밀려 나온 기포는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침하하지 않고 미동면으로 모인다. 이 기포는 결빙이 계속 되는 한, 즉 체 팽창이 계속 되는 한, 충돌과 병합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커지고, 커진 만큼 부력을 많이 받는다. Figure 4c의 중앙 방의 기포는 왼쪽 방의 기포보다 더 커져 있다. 기포가 커진 만큼 수압도 물속에 들어있는 기포의 압력도 증가한다. 이 상태에서 기포는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상승하여 수적순의 상부를 향해 올라간다. 이때 수적순 상부의 수면이 얼어 있으면, 기포는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그 자리서 결빙되어간다. Figure 4d는 내부 기포가 상승하다가 결빙되어 버린 모습이다. 그렇게 결빙되고 나면 기포는 하얗게 보인다.
반면에 수적순이 아직 결빙되지 않은 경우이면, 이 공기방울은 상승하여 수적순의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서 터진다. 증가한 수압이 빙순의 얼음판을 뚫을 만큼 강하면 이때도 수적이 빙판을 뚫고 나갈 수 있다. 이 때 기포는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을 받고 있다. 그래서 대기압과의 차이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포아송 방정식에 따르는 냉각효과를 받게 된다. 그 때문에 대기와 직접 접촉하는 외부 가장자리는 결빙한다. 기압의 차이에 의한 냉각효과가 아니라도, 과냉각 수적은 약간의 충격만 가해도 결빙한다. 이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 과냉각된 콜라나 사이다를 부으면 그 자리서 얼음이 되는 실험은 누구나 쉽게 해 볼 수 있다.
이 효과로 인해 기포가 올라오면서 함께 올라온 과냉각수는 얼어서 얼음기둥이 된다. 얼음기둥이 모두 원형인 것은 기포가 표면장력에 따라 원형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완동수에는 기포가 많이 들어 있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며, 완동수가 없는 물에서는 얼음기둥이 형성되지 않는다. 완동수가 지나온 자리에는 아래로부터 다른 물이 들어오므qqÿÿÿPOOþ로 얼음기둥 안에 수관이 형성된다. 이 수관을 따라 과냉각수는 계속 상승하여 얼음기둥을 길게 한다. 그것이 승빙이다. 따라서 수관이 막히면 승빙도 성장을 중지 한다. Figure 4d는 원주형 승빙이 형성되는 중에 미동면 첨단부가 결빙하여 고정되어 버린 모습이다. 빙주 안에 기포가 있다. 수관이 막히지 않고 계속 수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내부 결빙에 의한 얼음의 체 팽창 효과가 수적순 첨단부의 결빙속도보다 빨라야 한다. 기포는 이첨단부가 결빙되어 고정되는 것을 지연시킨다. 결빙되려는 물 분자를 수관 밖으로 밀어 내어, 얼음기둥을 형성하게 하고, 수관이 열려 있게 하는 것이 기포이다. Figure 4e는 승빙으로 성장한 빙순으로 내부의 중심에 기포가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기포는 결빙과정에서 물속을 빠져 나오지만 물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기포가 자동적으로 물속으로 침투한다. 그래서 공기와 접하고 있는 물은 거의 항상, 기포가 포화상태이다. 그러나 결빙시 승빙을 만드는 기포는 공기 중에서 자동으로 입수한 기포와는 다르다. 처음에는 결빙할 때 승빙을 잘 형성하는 빗물도, 결빙을 여러 번 반복하면 나중에는 얼음돌기도 생기지 않게 되는데, 이는 공기 중에서 자동 입수한 기포로는 승빙이 생기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결빙을 거듭 할수록 승빙을 형성하는 특수물질이 소모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풀린다. 그래서 앞서 설명한 완동수란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한번 결빙에 완동수가 다 소모되지 않는 것은, 승빙을 형성할 때, 기포로 작용하여 얼음기둥과 수관을 형성하는데 사용된 만큼만 소모되기 때문이다. 승빙으로 가지 않고 소실 내에서 기포와 함께 갇혀 있다가 결빙하여 하얀 색을 가진 물 분자는 그대로 완동수를 보관하다가, 얼음이 다 녹으면 다시 물속에 고루 퍼진다. 그만큼 농도가 묽어지니, 다음 결빙시에는 승빙이 적게 형성되는 것이다.
승빙을 형성하는 기포는 얼음의 체 팽창 속도와도 관련이 크다. Figures 5a-c는 체 팽창 효과와 기포 작용의 상관관계를 보여 준다. Figure 5a, b는 승빙이 보이자 말자 얼음을 꺼내서 얼음 속에 있는 물은 버리고 얼음만을 찍은 사진이다. Figure 5a에서는 얼음이 의한 체 팽창 효과가 다 작용하기 전에 이미 승빙은 완성되었다. 즉 물이 일부만 언 상태에서 승빙은 이미 완성된 것이다. Figure 5b에서는 빙추가 자라다가 말았다. 즉 승빙이 체 팽창 효과를 조금만 받다가 수적순의 첨단부가 결빙되어 수관이 막혀 버리니 승빙과정이 종료되고 만 것이다. Figure 5a에는 승빙 내부에 기포가 있으나 드문드문 있다. 승빙 성장에 완동수가 모두 소모되어 버린 것이다. 이때 승빙을 성장시키는 힘은 주로 결빙의 체 팽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Figure 5b에는 빙추 안에 기포가 많이 모여 있다. 빙추가 자라다 말고 결빙되어 버려서 기포 작용이 발생하지 못하고 만 것이다. Figure 5c는 빙침이 상당히 긴 상태이면서도 안에 기포가 많이 들어 있다. 완동수를 소모하지 않고도 승빙이 성장한 것이다. 체팽창 효과 말고도 승빙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을 모세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한다.
4.5 모세관 효과
얼음기둥 속의 수관을 따라 하부의 물이 계속 올라오는 데는 모세관 효과도 작용한다. Dorsey (1921)와 Libbrecht and Lui (2004)의 모델은 모세관 효과나 기포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Yoon et al. (2009)은 특별히 모세관 현상에 관심을 두었다. 승빙이 성장을 멈춘 모습이 Figs. 4d, 4e인데, Fig. 4e에서는 기포가 소실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고 있었던 증거로 보인다.
모세관 효과는 수관 속에서 수면이 오목렌즈처럼 되게 하면서 수면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이 사이를 뚫고 올라온 기포는 수면을 볼록렌즈처럼 만드는데, 이 때 얼음기둥보다 더 높이 물이 올라가게 한다. 그리고 기포가 터질 때 얼어붙으면서 얼음기둥은 점점 높아져 가는 것이다. 만약 모세관 현상이 없다면, 기포는 수면 근처에서 계속 터질 것이고 얼음기둥은 오로지 체 팽창 효과에만 의존할 것이니 Fig. 4a처럼 작은 빙순으로 종료될 것이다.
모세관 효과의 존재는 간단하게 증명된다. Figure 5c는 승빙의 뿌리 부분의 빙면이 가장자리보다 현저히 낮다. 반면에 b는 가장자리 보다 중앙 부근이 현저히 높다. 승빙이 완성된 경우, 승빙으로 올라간 물이 단순히 얼음의 체 팽창에 의한 물이라면 빙면의 고도는 승빙이 생기기 전이나 후나 같아야 한다. Figure 5a처럼 고도 변화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아닌 것이다. 이것이 모세관 현상이 작용한 첫째 증거이다.
둘째 증거는 승빙의 무게에서 확인된다. 승빙이 얼음의 체 팽창 효과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승빙의 중량은 총 얼음무게의 8.9% 이내여야 한다(Yoon, 2006). 형성된 승빙의 돌출 부분을 칼로 분리하여 찻잔 접시에 얹어놓고, 찻잔과 함께 천평으로 무게를 달았다. 사용한 천평이 0.1 g 단위로 4 g 이상의 질량만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돌출 부분이 떨어져 나간 얼음 속에는 물이 있는데 물은 버리고, 남은 얼음(모빙)만 무게를 달았다. 승빙의 무게를 다는 일을 반복하여 승빙과 모빙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을 찾았다. 빙침은 0.2 g을 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빙주는 큰 것이 있다. 모빙이 2.1 g인데 빙주의 무게가 0.4 g인 경우가 최댓값으로 관측되었다. 얼음 전체의 16%가 빙주가 된 것이니, 물의 체 팽창 효과인 8.9%를 훨씬 넘고 있다. 이는 모세관 현상으로 밖에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발견된다. Figure 5c는 승빙 뿌리의 빙면이 가장자리의 빙면보다 낮은 것이 확실하다. 이 승빙은, 처음에 형성된 얼음판(Fig. 4a처럼) 위에 서 있는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승빙이 형성될 때 바닥의 얼음판은 얇고 약하여 승빙과정이 진행 되는 동안 부분적으로 내려앉기도 하는 것이다. 즉 모세관 현상에 의해 위로 빠져 나가는 물의 양만큼, 빙면은 내려간 것이다.
4.6 모세관 효과와 체 팽창
모세관 효과와 체 팽창 간의 역할분담을 더 조사한 것들이 Fig. 6이다. Figure 6a는 철제 컵에 물을 넣고, 기포를 유도하는 관을 꽂은 실험이다. 유도관 내부의 물이 외부 수면과 함께 먼저 결빙된 다음, 용기 내에서 발생하는 얼음의 체 팽창에 의한 압력을 받았다. 그래서 용기 내에서 결빙이 진행될수록 압력이 커지므로 관을 통해 물이 아닌 얼음 기둥이 올라갔다. 얼음기둥의 끝이 직선으로 결빙되어 있음이 그 증거이다. 이 경우 결빙과정에서 모세관 효과는 없었다.
Figure 6b는 기포 유도관을 길게 하여 외부 냉기가 유도관 내의 수면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한 실험이다. 용기의 수면이 얼어도, 기포유도관 내부의 수면은 결빙되지 않고 있다가, 체 팽창 효과가 발생하니 액체인 상태로 밀려 올라간 것이다. 과냉각된 물이 흘러나오다가 관의 밖으로 나와서 얼었다. 이때도 얼음 속에는 기포가 많이 들어있으니 기포가 물이 있는 쪽으로 몰린다는 증거이다. 모세관 효과도, 기포의 작용도, 그리고 결빙의 체 팽창의 효과도 다 작용했다. 이들은 또한 미동면의 결빙이 먼저인가 아니면 수적순의 성장이 먼저인가 하는 문제가 단지 기포 유도관의 길이와 방향 차이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Figure 6d는 6a의 과정에서 결빙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게 한 실험이다. 기포가 물이 있는 쪽으로 밀려 내려와 얼음에는 전혀 남아 있지 않고 물과 얼음의 경계면에 모여 있으며, 이것이 기포 유도관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천천히 얼리면 기포가 다밀려 나간다는 증거이다. 또한 물은 결빙시 기포 등 타 물질을 모두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는 증거이다. Figure 6c는 6d와 같은 과정으로 얼리면서 기포유도관 길이를 달리한 경우이다(얼음 밑의 물체는 사진 찍기 위해 받쳐 놓은 것들임). 우측은 유도관 중간지점까지 얼음이 올라간 것이 희미하게 비춰 보인다.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기포가 얼음 내부에 많아서 얼음 속에 하얀 부분이 많다. 좌측은 기포유도관을 따라 기포가 많이 빠져 나갔으며, 빙주도 많이 성장하였다. 그래서 얼음이 더 투명하다. 물이 표면부터 얼어 들어가기 때문에 물속의 기포를 전부다 빼 내기가 어려움을 보여준다.
5. 추가 발견
Figure 7a는 수채화 물감으로 착색한 후 결빙시킨 것이다. 승빙은 생기지 않았으나 결빙과정에서 가장자리부터 얼어 들어가면서 색소입자가 계속 밀려 내려가다가 일정 압력이상이 되면 더 이상 밀려나지 않고 결빙됨이 확인된다. 즉 물이 얼 때 이물질을 밀어내는 성질도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확인된다. 기포가 먼저 밀려 나가고, 물감입자가 그 다음으로 밀려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기포뿐 아니라 오염물질도 밀려 나간다. 이물질이 있으면 승빙이 생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얼 때 밀려 나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물질이 있으면 빙점이 높아져서, 빙면과 미동면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도 수온, 수압의 균형이 맞는 냉동강도를 찾아내면 승빙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
Figure 7a에는 두 개의 저지선이 보이는데, 1차 저지선에서 얼어붙은 색소입자가 많이 보인다. 1차 저지선을 통과한 색소입자와 물 입자는 늘어난 압력을 견디어야 한다. 압력이 높아지면 빙점은 낮아진다. 그래서 2차 저지선에서 또 한 번 색소의 집단적 결빙이 발생한다. 그 다음은 2차 저지선 내부의 기포들이 결빙하면서 얼음을 불투명하게 되어 버렸다. 두 개의 띠가 형성되고 안쪽 띠 안에 기포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즉 이물질이 밀려나가는 데도 일종의 균형이란 것이 있다는 증거다.
Figure 7b-d는 냉동실 내에서 자연 발생한 기이한 현상이다. 용기 측면으로부터의 냉기를 줄이고, 상부수면과 하부 바닥에서의 냉기유입을 촉진하는 실험에서, 얼음 조각이 저절로 모빙에서 분리되어 총알처럼 용기 밖으로 튀어 나갔다. 용기에는 얼음이 떨어져 나간 자국이 있고, 뛰어 나온 얼음조각은 바로 용기 옆에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이런 현상은 보고된 적이 없다. 도전해 볼만한 연구 과제가 될 것이므로 기록으로 남긴다. Figure 7c는 튕겨져 나간 총알, Fig. 7d는 모빙에 남은 흔적을 확대한 것이다.
의미 있는 실험결과가 하나 더 있다. 빗물을 끓인 다음, 끓는 물을 상온의 얼음접시에 부어 바로 냉동실에 넣었는데도 적지 않은 승빙이 생겼다. 냉동된 얼음의 밑바닥에 기포가 많이 남아 있어 얼음이 투명하지 않았다(2.3절의 5). 아무리 물을 끓여 기포를 제거하고, 급속 냉동했다고 하나, 결빙 직전에는 수온이 영도까지 하강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수온 하강의 과정에서 공기 중의 기포가 침투한 것으로 추측된다. 끓는 물로 만든 얼음에는 다른 경우보다 기포가 적기는 하나 존재함은 분명하다. 기포가 물 속에 포화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얼음접시 내의 물이 기포에 포화되기 까지는 세 시간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완동수는 물을 끓인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6. 마이산 은수사의 승빙
자연상태에서 야간에 승빙이 자주 발생하는 지점이 은수사의 청실 배나무 밑이다. 여기서 북쪽으로 7 m 지점(35° 45' 32.38'' N, 127° 24' 54.83'' E, 477 m asl. 이하 은수사)의 회양목 나무 밑에, 지표 20 cm 지점에서 기온 및 습도를 매시간 관측하였다. 이 지점은 청실 배나무 아래로 기류가 흘러 들어가는 곳이다. 이 관측치를 인근의 2 km 거리에 있는 진안 자동기상 관측소(35° 45' 42'' N, 127° 26' 15'' E, 351.14 m asl. 81도 방향에 2.04 km)의 관측치와 비교한 것이 Fig. 8이다.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1) 영하의 날씨에서는 거의 항상 은수사의 기온이 더 높거나 같다. Figure 3에서 보인 것처럼 승빙은 빙점 주변에서 많이 생기니, 이는 승빙형성에 유리한 조건이다. 2) 영상의 날씨에서는 거의 항상 은수사의 기온이 더 낮다. 이 또한 빙점에 가깝다는 점에서 승빙형성에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맑은 날, 일 최고기온이 나타날 때는, 은수사의 기온이 더 높다. 이는 설치된 온 습도계(Fig. 9의 P점)가 지표에 근접해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승빙형 성과는 무관한 현상이다. 3) 상대 습도는 거의 항상 은수사가 높다. 습도가 높으면 증발이 느리다. 증발이 적을수록 결빙이 느리니, 특히 증발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승빙의 첨단은 느리게 결빙하여 승빙이 길게 자랄 수가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승빙형성에 유리한 조건이다. 기간 중 두 번(2월 15일과 28일), 마이산보다 진안의 습도가 낮은 경우가 발견되었는데, 둘 다 비오기 직전이다. 진안에 차가운 동풍이 불 때이다. Figure 9는 마이산 은수사 주변의 지형도인데 계곡의 동쪽 산이 낮아 외기의 유입에 열려 있다. 이때 승빙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승빙의 형성 날짜를 정확히 알게 되면 예측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상의 특징들은 은수사가 타포니 지형의 큰 바위산 아래 계곡 속에 위치한다는 사실과 잘 부합된다. 타포니 지형에 젖어 있는 빗물이 증발하거나, 응결하면서 잠열을 소모하거나 방출한다. 계곡내의 온 습도는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빙점에 가까운 경우가 자주 생기며, 다습하다. 가끔 동풍에 의해 환기된다.
7. 결론 및 토의
본 연구의 관찰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빗물 속에는 완동수가 있다. 초기 결빙시 완동수의 영향으로 미동면이 생긴다. 얼음의 초기 체 팽창에 의해 수압이 증가하면서 미동면으로 물이 몰린다. 이 때 빙면보다 더 올라가는 수면, 즉 수적순(筍)이 생기고이 수적순의 첨단부분이 성장하여 결빙한 것이 승빙이다. 수적순의 성장에는 결빙의 체 팽창의 의한 기포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기포가 수적순의 수면 위에서 터지는데, 이때의 기체팽창이 포아송 방정식에 따라 기포를 따라 올라온 수적을 얼려서, 얼음기둥이 생긴다. 그 얼음기둥의 안쪽에는 기포가 지나간 길을 따라 수관이 생긴다. 수관을 따라 물이 계속 올라오는데, 초기의 수관은 얼음의 체 팽창효과로 생겨났지만, 관을 형성한 다음부터는 모세관효과를 같이 받는다. 모세관 효과로 수관 안에서 오목렌즈처럼 가장자리가 위로 올라간 수면에 기포가 들어오면 볼록렌즈처럼 중앙이 불룩한 모양이 된다. 이 볼록렌즈형의 기포가 터지면 오목렌즈를 형성했던 수면이 얼면서 얼음기둥이 더 높아진다. 얼음 관의 첨단부가 결빙하여 더 이상 기포가 나가지 못하거나, 또는 얼음관 내부의 모세관이 결빙하여 물이 상승할 수 없으면 승빙과정은 종료된다. 모세관 효과로 물이 상승하는 양만큼 수면이 하강해야 하는데, 주변 용기에 얼어붙은 부분은 하강하지 않고, 승빙이 생긴 부분의 아래쪽만 하강한다. 이 때 초기에 생겼던 얼음판은 일부 균열되어 침하되는 경우도 있다. 침하되지 않으면 모세관 효과는 멈추며 오로지 체 팽창 효과에 의해 승빙이 자라게 된다. 미동면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특정 물질, 즉 ‘완동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완동수는 기포를 많이 물고 있는 물 분자여서, 빙점이 보통 물 분자보다 약간 낮기 때문에 미동면이 형성되고 이것이 승빙 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이 완동수는 빗물, 초순수, 증류수, 시판 생수, 시냇물, 호수물의 순으로 함량이 많으며, 끓여도 물속에 존재한다. 그러나 한번 승빙이 되어 기포를 분출하고 나면 보통 물 분자로 변한다. 그래서 빗물이라도 완동수를 다 소모되고 나면 승빙이 형성되지 않는다.
이상과 같이, 승빙의 형성과정이 설명되었다. 설명과정에서 얼음의 체 팽창 효과 외에 모세관 효과까지 포함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완동수라는 특수한 소모성 물질이 승빙 형성에 작용한다는 사실도, 이 완동수는 수증기의 응결과정에서는 생길 수 있으나, 얼음 표면에서의 응결과정에서는 부정적임이 알려졌다. 이물질이 없는 순수한 물이 승빙형성에 유리한 사실과 원인도 밝혀졌다. 승빙은 얼음의 일부만 얼었을 때 이미 완성된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진 것이다. 승빙형성 과정에서 얼음 속의 기포를 제거하는 기술이 단편적으로 제시되었다. 이 기술은 추후 초순수 제조, 투명얼음 제조, 산소수 제조 등에 많이 이용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무나 승빙을 만들면서 실험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겨우 승빙의 몇 가지 특성을 알아 낸 정도이지만, 앞으로 이 방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얼음의 존재와 형성원리를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과학의 교육현장 또는 응용활용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사실을 더 밝혀내게 될 것이다. 특히 청소년을 과학의 세계로 인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알아낸 자연의 섭리는 곧 인류문명 발달에 기여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부경대학교 자율창의학술연구비(2015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습니다.
References
- Blanchard, D. C., (1951), Describes spicules on sleet pellets, J. Meteorol, 8, p268-269.
- Byun, H. R., D. I. Seo, and B. H. Lim, (2004), The observation of the naturally formed ice spikes and their inductive Inferences, J. Korean Meteor. Soc, 40, p203-216.
- Dorsey, H. G., (1921), Peculiar ice formation, Amer. Phys. Soc, 8, p162-164.
- Knight, C. A., (1998), Answer to Question #65. What conditions determine crystal growth? The triangular ice spike, Am. J. Phys, 66, p1041. [https://doi.org/10.1119/1.19059]
- Libbrecht, K. G., and K. Lui, (2004), An investigation of laboratory- grown “ice spikes”, J. Glaciol, 50, p371-374. [https://doi.org/10.3189/172756504781830015]
- Mason, B. J., and J. Maybank, (1960), Describes spicules on and splintering of sleet pellets, Quart. J. Roy. Meteor. Soc, 86, p176-183.
- Yoon, M. B., (2006), Study on the occurrence mechanism and revival of the naturally formed ice spike, The 52nd exhibition of national Sciences, No. 1519.
- Yoon, M. B., H. S. Kim, J. H. Son, and J. W. Yang, (2009), Observation, experiment, and analysis of the ice spikes formation, J. Korean Earth Sci. Soc, 30, p454-463. [https://doi.org/10.5467/JKESS.2009.30.4.454]
- Wonboolkyo, (1928), Mai-Mountain Haeng-gam, Wonboolkyo Ho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