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적 이산화탄소 증감에 대한 대류권계면 높이의 비대칭적 반응
Ⓒ 2024 Korean Meteorological Society
Abstract
It has been widely documented how climate systems respond to net zero carbon emissions. While the reversibility of surface climate variables under CO2 removal has been reported, tropopause height change has not been addressed. By using multi-model simulations where CO2 concentrations are symmetrically ramped up and down, the present study investigates how zonalmean temperature distribution and tropopause height respond to varying CO2 pathway. During the ramp-up period, tropospheric warming and stratospheric cooling get strengthened, causing tropopause to rise in both the tropics and extratropics. Such changes are reversed during the ramp-down period as CO2 concentrations are reduced. However, their recovery is slower, leaving the tropopause height at the end of CO2 removal higher than its initial state. Such asymmetric response in tropopause height is mainly attributable to upper tropospheric rather than lower stratospheric temperature changes. This finding suggests that hysteresis behavior of climate systems to CO2 removal may occur not only at the surface but also at the tropopause.
Keywords:
Carbon dioxide removal, Tropopause height, Hysteresis1. 서 론
산업혁명 이후 인류에 의한 온실기체 배출은 전 지구적 온난화를 비롯한 전례 없는 규모의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여 전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oC 이하로 유지하고, 1.5oC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여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될 때까지 CO2 배출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대기 중 CO2 농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기후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원상태로 복원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같은 CO2 농도 하에서도 기후시스템이 서로 다른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기후시스템이 변화 과정의 경로에 의존하는 이력 현상(hysteresis)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 중 CO2 농도가 증가한 뒤 감소함에 따라 지구 기후가 어떻게 반응할지 이해하는 것은 향후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지구 기후시스템의 CO2 농도 감소에 대한 가역성 혹은 비가역성 변화에 대한 연구는 기후 모델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대기 중 CO2 농도를 대칭적으로 증가시켰다가 감소시킬 때 특정 기후 변수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하는 Carbon Dioxide Removal (CDR) 실험을 통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CDR 실험 연구를 통해 지표면 기온, 강수량, 해수면 높이, 북대서양 자오면 순환의 세기 등 다양한 기후 변수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감에 대해 비대칭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밝혀졌다(Wu et al., 2010, 2015; Boucher et al., 2012; Sgubin et al., 2015; Kim et al., 2022). 하지만 연구들은 대부분 지표면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에 집중이 되어있으며, 대기 상층 및 기온의 연직 구조가 CO2 농도의 증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대류권계면은 대류권과 성층권을 나누는 경계로서 기온 감률 및 잠재와도 등의 역학적 변수가 급격하게 변화할 뿐 아니라 수증기와 미량 화학 물질들이 교환되는 영역이기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영역이다. 기후 모형을 이용하여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를 연구했던 선행 연구들은 오늘날 온실기체 배출에 의해 대류권계면 높이는 상승하고 있으며, 대류권계면 높이가 증가할 때 상층의 동서 바람 풍속과 에디 운동에너지가 증가하여 대기 상층의 종관규모 에디 활동에 더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한다고 밝히고 있다(Kushner et al., 2001; Räisänen, 2003).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는 성층권의 순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대류권계면의 높이가 변화함에 따라 대류권-성층권 간 수증기 수송량과 Brewer-Dobson 순환이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ighwood and Hoskins, 1998; Butchart et al., 2006; McLandress and Shepherd, 2009). 또한 Santer et al. (2003)은 1979년부터 20년 간 진행된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의 약 30%는 인류의 온실기체 배출에 의해 설명되며, 이에 대류권계면 높이가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민감한 지시자로서 활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
본 연구에서는 복수의 모델을 활용하여 CDR 실험에서 동서 평균 된 연직 기온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그에 따라 대류권계면의 높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하였다. 나아가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에 있어 대류권과 성층권 중 어느 영역의 기온 변화가 더 주요하게 작용했는지 알아보았다. 2장에서는 본 연구에 활용한 자료와 분석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3장에서는 실험에 활용된 모델의 모의 오차를 확인한 뒤 대기 중 CO2 농도의 증감에 따른 기온의 연직 분포 변화와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4장에서는 주요 결과를 요약하고 토의하였다.
2. 자료 및 분석 방법
2.1 자료
CO2 농도 변화에 따른 대류권계면 높이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6 (CMIP6; O’Neill et al., 2016)의 Carbon Dioxide Removal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CDRMIP)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CDRMIP 실험은 CO2 농도 변화를 처방하는 방식에 따라 6가지 시나리오로 분류되는데(Keller et al., 2018), 본 연구는 6가지 시나리오 중 CO2 농도를 대칭적으로 증가시켰다가 감소시켰을 때 기후 시스템의 비대칭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실험인 CDR-reversibility 시나리오를 활용하였다.
CDRMIP의 CDR-reversibility 시나리오는 산업화 이전인 1850년(대기 중 CO2 농도 284.7 ppm)을 초기 시점으로 삼는다. 초기 시점부터 140년 동안 연간 1%의 비율로 CO2 농도를 증가시켜 농도가 초기의 4배(~1,139 ppm)가 되도록 하고, 이후 140년간 같은 비율로 CO2 농도를 감소시켜 초기 농도로 되돌린다(Fig. 1). 이때 외부 강제력은 CO2 농도가 유일하며, 다른 모든 강제력은 1850년의 상태로 유지된다. 분석은 CDRMIP이 제공하는 8개의 기후 모델(Table 1)을 대상으로 다중 모형 앙상블(Multi-Model Mean, MMM) 방식을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각 모델은 공통적으로 19개의 연직층을 가지고 있으며, 수평 격자 해상도는 선형 내삽을 통해 2.5o × 2.5o로 통일하여 분석하였다.
CDR-reversibility 시나리오에서 CO2 농도가 증가하는 140년의 기간을 ramp-up 기간(RU 기간), 감소하는 140년의 기간은 ramp-down 기간(RD 기간)이라고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CO2 농도 변화 전후의 평균 상태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RU 기간의 처음 40년(1851~1890)을 초기 RU 기간(earlyRU), RD 기간의 마지막 40년(2091~2130)을 후기 RD 기간(lateRD), CO2 농도 최고점 전후의 20년(1971~2010)을 PEAK 기간으로 정의하였다. RU와 RD 기간을 모두 거친 최종상태에서 초기 상태로부터 변화한 정도를 이력 현상의 크기라고 명명하고, lateRD 기간과 earlyRU 기간의 평균값의 차를 통해 CO2 농도 변화 전후 평균 기온 및 대류권계면 높이에 나타난 이력 현상의 크기를 평가하였다. 각각의 모델에서 두 기간 사이의 평균 기온 차이를 계산할 때 Student’s t-test를 실시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으며, 8개의 모델 중 6개 이상의 모델이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 변화에 대해서 다중모형 앙상블 평균이 유의성을 갖는다고 정의하였다.
2.2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평균 기온과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 분석을 위해 CDRMIP의 각 모델들의 월별 기온 자료를 활용하였다. 대류권계면 높이는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가 정의한 “기온 감률이 2 K km-1 이하로 감소한 뒤 이후 2 km 이내에서도 평균 기온 감률이 2 K km-1 이하로 유지되는 최소 고도”(Słownik, 1992)를 따랐다. 월별 기온 자료를 통해 계산된 대류권계면 높이는 동서 평균하여 등압면 좌표계로 나타내고 PTP (hPa 단위)로 표기하였다. 전구의 평균적인 대류권계면 높이가 위도 20oS~20oN에서 거의 일정하게 나타나고, 위도 30도 부근에서 급격히 감소해 45도 부근부터 다시 일정해지는 분포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20oS~20oN 지역을 열대 지역, 45oN~90oN 지역을 북반구 중∙고위도 지역, 90oS~45oS 지역을 남반구 중∙고위도 지역으로 정의하고(Son et al., 2009) 각 지역별로 대류권계면 높이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각 모델들이 기온 및 대류권계면을 적정 수준으로 모의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럽중기예보센터(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 ECMWF)의 ECMWF Reanalysis version 5 (ERA5; Hersbach et al., 2020) 자료를 활용하였다. ERA5의 1979~2022년 기간 월 평균 기온 자료와 그로부터 계산한 평균 대류권계면 높이를 CDRMIP 적분 결과와 비교하여 각 모델의 모의 성능을 확인하였다.
CO2 농도 변화에 따른 대류권과 성층권의 이력 현상 중 어느 영역의 이력 현상이 대류권계면 높이의 이력 현상에 더 주요한 영향을 끼쳤는지 평가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진행하였다. 상부 대류권(Upper Troposphere, UT)과 하부 성층권(Lower Stratosphere, LS) 영역의 평균 기온을 각각 UT-T, LS-T라 하고, RU, RD 기간을 거친 후에 각 영역의 기온에서 나타난 이력 현상의 크기와 PTP가 보인 이력 현상의 크기 간의 상관계수를 계산하였다. UT, LS 영역은 열대 지역에서 각각 200-100 hPa, 100-50 hPa 구간으로 설정하였고 중∙고위도 지역에서 각각 400-250 hPa, 250-150 hPa 구간으로 설정하였다.
3. 결 과
3.1 모델 성능
대기 중 CO2 농도 증감에 따른 기온 연직 분포 및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를 확인하기 이전에 실험에 활용된 8개 CDRMIP 모델의 모의 오차를 확인하였다. Figure 2는 1979~2022년 기간 평균 ERA5의 연직 기온 분포와 그에 대해 각 모델이 보이는 오차를 보여준다. 이때 모델 자료의 기간은 ERA5 기간에서 나타났던 대기 중 CO2 농도(337~418 ppm)와 같은 농도를 가지는 기간인 실험 시작 기준 17~39년(1867~1889년)으로 설정하고 평균을 계산하였다. 모델 오차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양 반구의 중·고위도 하부 성층권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큰 폭의 한랭 오차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고위도 하부 성층권 영역의 한랭 오차는 다수의 기후 모델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Wu and Reichler, 2020). 연직 해상도 상의 한계로 인해 모델들은 대류권에서 성층권으로 진입할 때 대류권계면 부근에서 나타나는 수증기량의 급격한 감소를 잘 모의하지 못하며, 하부 성층권 영역에 수증기가 과대모의 되면서 수증기에 의한 복사 냉각에 의해 한랭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Shepherd et al., 2018; Lawrence et al., 2022). 이와 같이 중·고위도 하부 성층권 영역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모의 오차가 나타나는 반면, 다른 성층권 지역의 기온 오차는 각 모델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Figure 3는 ERA5 자료와 CDRMIP 모델 자료가 나타내는 평균 대류권계면 높이와 각각의 모델이 보이는 대류권계면 높이에 대한 모의 오차를 나타낸다. 열대 지역의 경우 모의 오차가 ±5 hPa 안팎으로 작게 나타난 반면 중·고위도 지역에서는 GFDL-ESM4를 제외한 모든 모델에서 PTP 오차가 약 20~40 hPa 가까이 나타나며 대류권계면 높이가 과대모의 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활용한 대류권계면의 정의가 기온 감률의 변화를 따르는 가운데 하부 성층권 영역의 한랭 오차가 크게 나타나 발생한 오차로 판단된다. 모델간 편차는 북반구 중·고위도 지역보다 남반구 중·고위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3.2 평균 기온 변화
대기 중 CO2 농도 증가와 감소에 따른 기온의 연직 분포 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RU 및 RD 기간 동안 나타난 기온 변화를 동서 평균하여 분석했다(Figs. 4, 5). Figure 4는 PEAK기간과 earlyRU 기간의 기온 차이를 나타내는데, 모든 모델에서 대류권의 기온 증가와 성층권의 기온 감소가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는 산업화 이후 CO2 농도의 증가에 따른 기온의 연직 구조 변화를 분석했던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잘 일치한다(Manabe and Wetherald, 1980; Lorenz and DeWeaver, 2007; Son et al., 2009; Lee et al., 2013; O’Neill et al., 2016). 대류권 기온의 증가는 중·고위도 지역에 비해 열대 지역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열대 지역내에서도 250 hPa 고도 부근에서 가장 큰 상승을 보인다. 이는 온난화로 인해 열대 지역의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습윤 기온 감율이 감소하여 나타난 결과로 알려져 있다(Randall et al., 2007). 반면, 성층권 기온의 감소는 성층권의 복사평형으로 설명된다. 성층권의 복사 평형은 오존에 의한 단파 흡수와 CO2에 의한 장파 방출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CO2 농도 증가 시 장파 방출이 증가하게 되면서 성층권의 냉각이 유발된다(Held, 1993).
RU 기간 대류권에서 기온 증가가 나타난다는 점은 모든 모델에서 공통적이지만, 기온 변화의 폭에 있어 편차가 다소 크게 나타났다. 네 개의 모델(CanESM5, CESM2, CNRM-ESM2-1, UKESM1-0-LL)은 최대 9K 이상의 기온 상승을 나타내었으며, 특히 CanESM5의 경우 12 K 이상의 유독 높은 기온 상승을 모의하였다. 반면 나머지 네 개의 모델(ACCESS-ESM1-5, GFDL-ESM4, MIROC-ES2L, NorESM2-LM)에서는 최대 기온 상승이 8 K 미만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약한 온난화가 나타났다. 가장 작은 기온 변화를 보인 모델은 NorESM2-LM으로, 6 K 미만의 기온 증가를 보여 가장 큰 기온 변화를 보인 CanESM5와 비교할 때 6 K 이상 차이가 나타났다.
대류권계면의 급격한 하강이 나타나는 위도 30~45o 부근의 성층권에서는 성층권의 다른 영역과 달리 대류권에서부터 기온 상승을 나타내는 등치선이 파고들어 있는 모양이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은 하부 성층권 Brewer-Dobson 순환으로 설명할 수 있다. Brewer-Dobson 순환으로 인해 성층권의 공기는 열대 지역에서 상승하고 중·고위도 지역에서 하강하는데, 상승 시에는 단열 냉각이 일어나 기온이 감소하고, 하강 시에는 단열 승온이 일어나 기온이 증가하게 된다(Yulaeva et al., 1994; Young et al., 2011). 기후변화에 따른 성층권 순환의 변화를 연구한 Butchart et al. (2006, 2010)에 따르면 Brewer-Dobson 순환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그 세기가 강해진다. 따라서 Fig. 4에 나타난 RU 기간 중위도 성층권 영역에서의 기온 상승은 대기 중 CO2 농도 증가로 성층권 하부 Brewer-Dobson 순환(shallow branch)이 강화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Figure 5는 각 모델의 lateRD 기간과 PEAK 기간의 기온 차이를 보여준다. RD 기간에는 Fig. 4에 나타낸 RU 기간의 변화와 전체적인 구조는 유사하고 부호가 반대인 변화 양상이 나타났으나, 기온 변화의 크기가 RU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 확인된다.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CanESM5 모델을 제외하면, 모든 모델의 기온 하강폭은 7 K 안쪽으로 나타났다. 이는 RU 기간에서 9 K 이상의 기온 상승을 나타냈던 CESM2, CNRM-ESM2-1, UKESM1-0-LL과 같은 모델들이 실험 기간 전체에 걸쳐 2 K 이상 기온이 상승하는 이력 현상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RU 기간에서 온난화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던 ACCESS-ESM1-5, GFDL-ESM4, MIROC-ES2L, NorESM2-LM 모델에서는 한랭화도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나 기온 변동폭이 컸던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이력 현상을 겪는 것이 확인되었다.
대기 중 CO2 농도의 증감에 따른 지표면 기온 변화 가역성을 연구했던 여러 선행연구(Wu et al., 2010; Boucher et al., 2012)에 따르면, CO2 농도의 증감에 대해 기온이 비대칭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주된 원인은 큰 열용량을 가진 해양의 지연된 반응이다. 해양은 RU 기간에서 흡수하여 저장해 둔 열을 RD 기간에 방출하면서 RD 기간 지표면 기온의 하강을 둔화시킨다(Wu et al., 2015). 지표면기온의 변화는 Clausius-Clapeyron 식에 의해 지표 부근 공기의 포화수증기량 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기온 감률의 변화로 이어져 기온의 연직 분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온의 이력 현상의 크기와 분포를 분석하기 위해 Fig. 6에 lateRD 기간과 earlyRU 기간 기온의 차이를 나타냈다. 대류권의 경우 전역에서 기온이 높은 가운데, RU 및 RD 기간에서 기온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영역인 열대 지역 250 hPa 고도 부근에서 가장 기온이 높게 나타났다. 성층권의 경우 shallow branch Brewer-Dobson 순환이 하강하는 위도 30~45o 부근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기온이 낮아 이력 현상이 Fig. 4에 나타난 RU 기간의 기온 변화와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반수 이상의 모델이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는 열대 지역을 기준으로 대류권과 성층권의 기온 변화를 비교해 보면, 평균적으로 대류권은 2 K 이상의 기온 상승이 나타난데 반해 성층권은 1 K 이하의 기온 하락을 보여 대류권 기온의 변화폭이 확연히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Figure 6에 나타난 기온 반응 양상을 각 모델별로 비교해 보면 모델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 비교해 보면 모델 간 편차가 눈에 띄게 나타난 지역은 북반구 중∙고위도 지역으로, 해당 지역에서 3개 이상의 모델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다중 모형 앙상블 평균의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졌다. 특히 CESM2와 NorESM2-LM 모델은 다른 위도대에서는 여타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대류권의 온난화를 모의하였으나, 유독 북반구 중∙고위도 지역에서만 온난화를 모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열대 지역의 상부 대류권 기온 상승의 크기에 있어서도 모델 간에 큰 편차가 나타났다. RU 기간에 가장 큰 기온 상승이 나타나고 이력 현상도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나는 250 hPa 고도 지역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CanESM5, CESM2, UKESM1-0-LL 모델은 앙상블 평균에 비해 1 K 이상 큰 상승을 모의하고, 반대로 MIROC-ES2와 NorESM2-LM 모델은 앙상블 평균에 비해 1 K 이상 작은 폭의 상승을 모의한다. 이를 앞서 살펴본 RU 기간의 변화(Fig. 4)와 종합해보면, RU 기간에 온난화를 더 강하게 나타냈던 모델일수록 이력 현상의 크기가 더 크고, 온난화가 약한 모델일수록 이력 현상도 적게 일어나는 경향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대류권계면 부근의 기온은 대류권계면 높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모델 간 열대 지역 대류권 기온 상승폭 차이는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의 모델 간 편차로도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3.3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
Figure 7은 RU와 RD 기간을 거치는 동안 대류권계면 높이 PTP의 시계열 변화를 지역별로 나타낸다. 모든 모델, 모든 지역에서 RU 기간에는 PTP의 감소(대류권계면 높이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보았던 RU기간 기온 변화율의 연직 분포 변화(Fig. 4)에 의해 잘 뒷받침된다. UT 영역의 기온이 상승하고 LS 영역의 기온이 감소하면 기존 대류권계면 부근의 기온 감률은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온감률이 2 K km-1에 도달하게 되는 고도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대류권계면이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CO2 농도가 증가할 때 대류권계면이 상승하는 경향은 산업화 이후 관측자료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기후 모델을 활용한 여러 선행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Santer et al., 2003; Lorenz and DeWeaver, 2007; Son et al., 2009). PEAK 기간의 PTP와 earlyRU 기간의 PTP의 차이(CO2 농도 증가에 의한 PTP 감소)는 열대 지역(-10.37 ± 3.51 hPa)보다 양 반구의 중∙고위도 지역(북반구, 남반구 각각 -26.18 ± 6.56, -24.68 ± 6.51 hPa)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RD 기간에서는 LS 영역의 기온이 증가하고 UT 영역의 기온이 감소하면서(Fig. 5) RU 기간에서와 정반대의 과정에 의해 PTP가 증가(대류권계면 높이 하강)한다. 이때 RU와 RD 기간에서의 전구 평균 PTP 변화율을 비교해 보면, RU 기간에서 PTP의 감소는 -1.33 ± 0.37 hPa decade-1의 비율로 일어난 데 반해 RD 기간에서 PTP의 증가는 그보다 더 작은 1.20 ± 0.28 hPa decade-1의 비율로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RU와 RD 기간을 거친 뒤 대기 중 CO2 농도가 실험 시작시의 초기 농도로 돌아오더라도 전구 평균 PTP는 초기값으로 돌아오지 않는다(Fig. 7의 검은색 점선 및 실선). 이러한 이력 현상의 크기는 열대 지역(2.21 ± 1.52 hPa)에서 보다 중∙고위도 지역(4.92 ± 3.69, 8.68 ± 3.97 hPa)에서 크게 나타난다.
RU와 RD 기간을 거친 뒤 모든 모델에서 일관된 PTP의 불완전한 회복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그 변화 폭에 있어 모델 간의 편차는 상당히 크다. 이는 앞서 3.2에서 논의한 모델 간 열대 지역 대류권 기온 상승폭 차이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열대 지역 상부 대류권 기온 변화를 크게 모의한 CanESM5, CESM2, UKESM1-0-LL 모델은 각각 3.76 hPa, 4.33 hPa, 3.95 hPa의 열대 PTP 변화를 보여 평균(2.21 hPa)에 비해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를 크게 모의하였으며, 반대로 기온 변화를 작게 모의한 MIROC-ES2L과 NorESM2-LM 모델은 각각 0.60 hPa와 0.57 hPa만큼 PTP가 변화해 변화폭이 적었다.
PTP는 대류권계면 부근의 상부 대류권/하부 성층권 영역(UT/LS 영역)의 기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Santer et al., 2003; Son et al., 2009). Figure 6에서 확인할 수 있듯 UT와 LS 영역은 모두 RU, RD 기간을 거친 뒤 초기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이력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변화의 방향은 UT와 LS 영역에서 대체적으로 반대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UT 영역의 기온 증가와 LS 영역의 기온 감소는 PTP에 모두 같은 방향의 변화(감소)를 유발한다. UT와 LS 영역 중 어느 쪽의 이력 현상이 PTP의 이력 현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Figure 8은 UT-T 및 LS-T 변화와 PTP 변화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모든 값은 lateRD 기간 평균에서 earlyRU 기간 평균을 뺀 값으로, CO2 농도 변화 전후로 나타난 이력 현상의 크기를 의미한다. 분석 대상 영역의 절반 이상이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는 데이터는 속이 빈 원으로, 절반 이상이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 데이터는 속이 찬 원으로 표시하였다. 상관분석 결과 UT-T 변화와 PTP 변화는 열대 및 중∙고위도 지역 모두에서 0.9 이상의 높은 상관계수를 갖는 반면(Figs. 8a, c, and e), LS-T 변화와 PTP 변화는 그보다 현저히 작은 상관계수를 보인다(Figs. 8b, d, and f). Figure 6에서 대부분의 모델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았던 하부 성층권 영역의 기온 변화는 대류권계면 높이와 유의미한 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상부 대류권의 기온 변화가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를 주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4. 요약 및 토의
본 연구에서는 CDR-reversibility 시나리오를 적용한 기후 모델 실험을 통하여 대칭적 CO2 증감에 대해 동서 평균 된 기온의 연직 분포 및 대류권계면의 높이가 나타내는 변화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8개 모델로 구성된 다중 모형 앙상블을 통해 분석한 결과, 모든 모델에서 CO2 농도가 증가할 때 대류권의 기온은 높아지고 성층권의 기온은 감소하여 대류권계면 높이가 증가하는 변화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CO2 농도 감소 기간에는 반대 부호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크기와 속도가 CO2 농도 증가 기간보다 작게 나타나 결과적으로 CO2 농도가 초기 상태로 돌아와도 대류권계면 높이는 초기 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초기 상태보다 높아진 상태가 된다.
CO2 농도 증감에 대한 기온 반응은 여러 모델 간 다소 큰 차이를 나타냈다. 기온 반응에 있어 모델 간 편차가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은 열대 지역의 상부 대류권으로, RU 기간 기온 상승 시 그 증가폭에서 ±3K 이상의 편차가 나타났다. RD 기간의 기온 하강에서는 RU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델 간 편차가 작게 나타났으며, 모든 모델에서 RU 기간의 온난화가 클수록 RD 기간의 한랭화도 크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존재했다. 종합적으로 RU와 RD 기간을 거친 뒤 나타난 이력 현상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RU 기간의 기온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모델에서 이력 현상도 더 크게 나타났으며 RU 기간 기온 상승폭이 작을수록 이력 현상의 크기도 작았다.
이러한 기온 반응의 모델 간 편차는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의 편차로 이어졌다. 기온의 이력 현상이 클수록 대류권계면 높이의 이력 현상이 큰 경향이 존재했으며, 상부 대류권과 하부 성층권 영역의 기온 변화와 대류권계면 높이 변화 간의 상관분석을 각각 진행한 결과 상부 대류권 영역 기온의 이력 현상이 대류권계면 높이의 이력 현상을 주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lateRD 기간과 earlyRU 기간의 차이에 있어, 대부분의 모델에서 성층권 기온 변화가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해당 상관분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Figure 2에서 확인하였듯 본 연구에 활용된 CDRMIP 모델들은 성층권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큰 기온 오차를 보이고 있고, 모델 간의 차이도 매우 크다. 이는 CDRMIP 모델들의 성층권 영역 연직 해상도 부족과 수증기, 오존, Brewer-Dobson 순환의 강도 등 성층권 기온을 결정하는 인자들의 분포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때 본 연구에서는 성층권 영역의 영향이 과소평가 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성층권의 물리·역학 과정들을 보다 엄밀하게 모의하는 고해상도 모델을 활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대기 중 CO2 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대류권계면 높이 및 대기 상층의 기온에는 이력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에 지표면 기온 및 해수면 온도 위주로 진행되던 비가역적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대기 상층으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대류권계면 높이의 상승은 상층 제트의 강화 및 극향 이동을 동반하며, 그에 따라 일시 에디 에너지와 운동량속 역시 증가하며 극향 이동한다(Lorenz and DeWeaver, 2007). 상층 제트 및 종관규모 에디 활동이 중위도 지역의 일기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류권계면 및 상층 대기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인류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 피해를 끼치는 날씨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 결과는 향후 기후변화 완화 정책 수립 및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24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NO. RS-2021-II211343, 인공지능대학원지원(서울대학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NRF-2018R1A5A102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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